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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돌하게 도전했던 창업 이야기 : 無에서 有를 만드는 도전
    기획자의 삶 2020. 4. 15. 03:08

     

     

    이것은 내가 학생 때 멋모르고 도전했던 창업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금은 어느 회사의 기획자로 일하고 있지만 이 때의 열정을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남긴다. 

     

     

    [“나 헤어졌어.”]

     

      어느 날 친한 친구한테 연락이 왔다. “나 헤어졌어.” 여느 때처럼 우리는  지나간 연인을 신나게 함께 욕하고 감정을 털어내려고 애썼다. 연애에 대한 회의감에 젖어 가볍게 데이트만 하고 싶다는 말에 서로 공감하고 있을 때, 친구가 말했다. “진짜 가볍게 만나서 술이나 한 잔하고 헤어지고... 그렇게 그냥 가볍게 사람 만날 수 있는 서비스 만들면 대박날 거 같지 않냐?” 나는 공감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아니 진짜 진지해. 내가 만들 줄만 알면 만들고 싶어.” 정말로 진지해 보이는 친구의 모습에 한 번 들어나 보자는 생각으로 들었던 것 같다. 생각보다 구체화되어 있는 아이디어에 놀랐고 친구와 의견을 나누면서 아이디어는 더 깊어져갔다. “야 이거 진짜 만들어보자.” 두 시간의 논의 끝에 그렇게 창업의 여정은 시작되었다.

     

     

     

    [ 당돌한 시작 ]

     

      사실 처음에는 돈을 벌기 위해 혹은 “창업”을 목표로 시작하지는 않았다. 경영과 컴퓨터과학을 복수전공하고 있었던 나에게 앱을 만들어보는 경험, 그 자체가 의미 있을 것 같았다. 어찌됐든 친구와 이야기한 이후로 써본 적도 없는 ‘기획서’ 라는 것을 처음 만들어 개발배경, 소개, 넣을 기능, 차별점 등을 적어 내려갔다. 그리고 다음날 바로 SNS를 이용하여 같이 앱을 만들 개발자와 디자이너 팀원들을 구인하는 글을 올렸다. 의외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이 하자고 연락이 왔고, 누구와 할지 예상 밖의 고민에 빠졌다. 같은 학생의 입장으로서 누군가를 평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1년 이상 지속적으로 같이 해 나가야하는 장기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성격이 서로 잘 맞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물어가며 팀원들을 결정했던 것 같다. 지금 와서 보면 능력보다는 성격과 취미로 팀원을 골랐던 것이 내가 한 생각 중에 가장 잘한 생각인 것 같다.

     

     

     

    [ 건물주가 꿈이야! ]

     

      창업을 본격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앱 비즈니스에 대해서 책과 인터넷 등 이것저것 찾아본 이후였다. 지금 현재 앱 산업이 어떤지, 다른 비슷한 앱들은 어떤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프렌팅’에 적합한 수익구조를 구체화해나갔다. 수익모델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서 우스갯소리로 “우리 이걸로 돈 벌어서 건물사자.” 했던 것이 지금의 팀명으로까지 되어버렸다. 누구보다 노골적으로 창업에의 의지를 다지는 팀으로 된 순간이었다.

     

     

     

    [ 창업프로그램으로 성장하다 ]

     

      창업에 대해 눈을 떠보니 생각보다 주변에 창업과 관련된 프로그램들이 상당수 있었다. 학교부터 기업,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중 제일 처음 본 것이 학교에서 하는 SK청년비상 프로그램인 기술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아카데미였다. 매주 창업과 관련된 멘토링과 강연을 수강하면서 린 스타트업, 사업계획서 쓰는 법, 특허와 상표 등록에 대해 배웠다. 멘토링을 통해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해나갔고 다른 팀의 창업 아이템을 들으며 좋은 점은 벤치마킹했던 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가장 도움이 되었던 조언은 20~30대 전체를 잡은 초반 ‘프렌팅’의 타겟팅은 너무 넓기 때문에 초기 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타겟팅을 최대한 narrow하게 잡고 전략을 세우라는 말이었다. 이후 “유저”에 따라 시장을 세분화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작은 표본이라도 시장조사를 시도할 수 있었다. 유저 분류에 따라 설문지를 짜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계획서의 논리를 붙여나갔다.

      보완한 사업계획서를 가지고 여러 창업 대회에 도전해보았다. 운이 좋게도 처음 도전한 PT인 SK 창업동아리에 선정되면서 100만원 상당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 초기 단계였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개발과 UI 디자인 관련 교육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추가적으로는 스케치 툴 구입에 사용하였다. 이를 통해 전반적인 팀의 역량 향상을 꾀할 수 있었다.

      SK창업동아리에 선정된 후 아이디어가 인정받는 듯한 느낌이 들어 이후에도 모든 창업 대회에 도전했던 것 같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실질적인 내실 없이 지속적으로 대회에만 도전한 것이 패인이었다. 시제품이 없이는 더 이상의 대회는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시제품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다. 추가적으로 다른 팀의 PT를 보면서 아이디어를 어필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대회에 떨어졌을 때 감정적으로 대처하기보다는 왜 떨어졌는지 패인을 분석하고, 다른 팀의 좋았던 점은 무엇이었는지 살펴보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한 가지 감사한 것은 반복되는 좌절의 순간에도 팀원들 모두 의기소침하지 않고 더 열심히 의지를 다져주며 패인 분석에 함께 해주었다는 점이다. 오히려 실패의 순간을 공유한 것이 팀 내부로는 더 큰 응집력을 가져다 준 것 같아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나쁜 결과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 팀의 해체 위기 ]

     

      현재는 모든 일을 공유하는 둘도 없는 소울메이트이자 동료가 되었지만, 이러한 우리 팀 또한 해체될 뻔한 위기도 있었다. 어느 날 팀원들이 찾아오더니 아이디어 자체를 바꾸자는 제안을 한 것이었다. 이미 친구와 아이디어를 정해둔 상태에서 팀을 꾸리고 기획을 한 것이었기 때문에 사실 나에겐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같이 아이디어를 기획한 친구는 해외여행을 간 상태였기 때문에 혼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어찌됐든 바꾸자는 데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마음을 추스르고 경청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팀원들 입장에서도 생각해보고 문제를 분석해보았다. 

      전공시험과 겹쳐 인큐베이팅 아카데미 멘토링에 참석하지 못했을 때, 멘토님이 주신 피드백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던 것이 화근인 것 같았다. 팀원들이 처음부터 아이디어를 직접 기획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확신이 없어 자신감 상실로 이어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따라서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설득하면서도 팀에 대한 소속감을 잃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했다. 심적으로 부담이 되는 굉장히 어려운 고민이었다.

      최대한 논리적으로 왜 아이디어를 바꾸면 안 되는지에 대해서와 멘토님이 주신 피드백에 대해서 반박할 수 있는 지점들을 정리해보았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팀원들이 납득할 수 있게 말을 꾸려 전달했다. 서로의 입장을 생각하며 논리적이면서도 유연하게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고 난 이후 서로의 의견을 일치시킬 수 있었다. 창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마음 고생했던 일이었지만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서 깊이 있게 고민할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다.

     

     

     

    [ 무에서 유를 만드는 끊임없는 과정 ]

     

      “그래, 만들어보자!”라고는 했지만 기획부터 개발까지 모든 것이 처음이고 암흑이었다. 안드로이드, ios, information architecture, UI/UX, 시장조사, BM 등 하나하나 모든 것이 무에서 유를 만드는 과정이었다. SK청년비상프로그램을 포함한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막연하게만 생각해왔던 것들을 날카롭게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는 베타서비스 런칭을 앞두고 있다. 2017년 4월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오는 데에 큰 도약판이 되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대박 아이템이 시장에 나왔을 때 “아 저거 내가 생각했던 건데...”라고 생각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창업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자주 들은 말 중 하나가 “나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엄두가 안 나던데 어떻게 했어?”라는 말이었다. 아직 나도 나의 창업 길이 성공적일지 아닐지 모르지만, 아이디어가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주저 말고 일단 시작해보라고 권유해보고 싶다. 눈을 크게 뜨면 창업과 관련된 다양한 강의, 대회, 투자처 등이 주변에 너무나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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